3킬로짜리 배추 한 통을 부위별로 나눠 평일 닷새에 걸쳐 씁니다.
한인마트에서 파는 배추는 대개 한 통이 2~3킬로그램입니다. 반 통씩 파는 곳도 있지만 통째로 사는 쪽이 눈에 띄게 쌉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김치를 담글 생각으로 샀는데 주중에 시간이 안 나고, 국 한 번 끓이고 나면 남은 대부분이 냉장고에서 물러 갑니다. 버리는 순간 통째로 산 이득은 사라집니다.
한국 요리 사이트의 레시피는 대개 네 식구가 한 끼 먹는 상황을 전제합니다. 미국의 밀프렙 블로그에는 한식이 거의 없습니다. 그 사이가 비어 있어서, 큰 단위로 사는 사람이 참고할 순서가 마땅치 않습니다. 이 식단은 그 자리를 메우려고 만들었습니다.
배추를 반으로 가르면 성질이 다른 세 부분이 보입니다. 바깥쪽 큰 잎은 두껍고 억셉니다. 섬유질이 많아 생으로 먹으면 질기지만, 오래 끓이면 단맛이 나오고 부드러워집니다. 국과 전골은 이 부분의 자리입니다.
가운데 잎은 적당히 아삭하면서도 부드럽습니다. 겉절이나 볶음처럼 짧게 조리하는 요리에 가장 잘 맞습니다. 그리고 한가운데 노란 속대, 고갱이라고 부르는 부분은 연하고 달아서 생으로 먹을 때 가장 맛있습니다. 쌈으로 싸 먹거나 그냥 뜯어 먹어도 좋습니다. 이 세 부위를 구분해서 쓰는 것이 이 식단의 전부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냉장고에 넣기 전에 손질하는 것입니다. 통째로 밀어 넣으면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어디까지 썼는지 보이지 않아 결국 잊힙니다. 겉잎 몇 장을 떼어 따로 담고, 나머지는 세로로 갈라 두세 덩어리로 나눕니다.
씻는 것은 쓰기 직전에 합니다. 물기가 남은 채 두면 무르는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자른 단면이 마르지 않게 종이 타월로 감싸 봉지에 넣으면 일주일은 넉넉히 갑니다. 이렇게만 해두면 평일 저녁마다 필요한 만큼 꺼내 쓰게 됩니다.
앞쪽에는 신선할 때 먹어야 하는 것을, 뒤쪽에는 오래 끓이는 것을 두었습니다. 요일은 바꿔도 되지만 이 순서는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산 날 바로. 배추가 가장 아삭할 때 생것으로 먹는 요리를 먼저 해치웁니다. 가운데 잎을 씁니다.
레시피 보기→떼어 두었던 억센 겉잎 차례입니다. 오래 끓이면 질긴 섬유가 풀리면서 국물에 단맛이 돕니다.
레시피 보기→손이 가장 덜 가는 날. 가운데 잎과 달걀만 있으면 십 분 안에 끝납니다.
레시피 보기→큰 잎을 통째로 쓰는 요리라 잎이 찢어지지 않은 것부터 골라 씁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는 날에.
레시피 보기→남은 것을 정리하는 날. 조각나서 애매하게 남은 잎을 전부 넣습니다. 냉동 만두만 사두면 됩니다.
레시피 보기→닷새를 배추만으로 나기는 어렵습니다. 매번 장을 보지 않으려면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된장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은 다섯 요리 중 넷에 들어갑니다. 달걀과 두부, 대파도 거의 매일 쓰입니다.
냉동실에 만두를 한 봉지 넣어 두면 마지막 날이 훨씬 수월합니다. 멸치나 다시마가 있으면 국물 맛이 달라지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됩니다 — 이 식단은 없는 재료를 사러 다시 나가게 만들지 않는 것이 목적입니다.
다섯 요리를 다 만들려면 이만큼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한 번 사면 닷새 내내 쓰는 것들입니다.
멸치와 다시마가 있으면 국물 맛이 달라지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됩니다. 이 목록에 없는 것 때문에 주중에 다시 나가는 일이 없도록 짰습니다.
링크된 레시피에 적힌 그램 수는 공공 데이터의 원본 표기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영양 성분을 재기 위한 기준값에 가깝습니다. 배추 50그램은 실제로 잎 한두 장 분량이라, 그대로 만들면 한 끼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식단이 정하는 것은 그램 수가 아니라 순서입니다. 어느 부위를 언제 쓰는지만 지키고, 분량은 먹는 사람 수에 맞춰 늘리시면 됩니다. 배추는 익으면 부피가 크게 줄어드니 생각보다 많이 넣어도 괜찮습니다.
닷새를 다 지내고도 속대가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연한 부분이라 굳이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뜯어서 쌈으로 쓰거나, 얇게 썰어 참기름과 소금만 넣고 무쳐도 충분합니다.
그것마저 애매하면 썰어서 냉동실에 넣습니다. 얼렸다 녹인 배추는 아삭함이 사라져 생으로는 못 쓰지만, 국이나 만두소에 넣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숨이 죽어 있어 손질이 편합니다.